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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뉴스 이용자 아닌 ‘소비자’ 규범 탈피, 서비스 마인드, 브랜딩 필요
유튜브 시대 언론사의 생존 전략

등록일 : 2023-08-29

대중 다수가 뉴스 콘텐츠를 유튜브에서 소비하는 시대, 언론은 이제 ‘유튜브가 언론인가’라는 의문을 거두고 생존 전략을 찾아야 할 때가 왔다. 기성 언론은 유튜브 시대에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그 방법을 확인해본다. 편집자 주

 

2022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비율은 약 44%인 것으로 알려졌다.1) 해마다 영국 옥스퍼드대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펴내는 <디지털 뉴스 리포트> 한국 섹션에는 이 수치를 포함한 유튜브의 활약상이 가득하다. 이 리포트는 세계 주요 40여 개 국가에서 진행한 설문을 근거로 발표하는데, 2022년 조사에 참여한 46개국에서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소비한다고 응답한 평균 수치는 대략 30% 수준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나라 국민보다 약 10% 이상 많이 유튜브를 뉴스 소비의 수단으로 애용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유튜브 이용률은 콘텐츠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최소 70%를 넘을 만큼 압도적이며2), 특히 유튜브상에서 사용자의 접근이 가장 빈번하다고 알려진 뉴스 콘텐츠를 이용하는 비율 또한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곱씹어 보자면, 전통적 의미의 언론이 최근 유튜브의 극단적 대중화와 함께 매우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관련 데이터를 추가로 들여다보면 한국인의 유튜브 사용률과 뉴스에 접근하는 수단으로서 유튜브의 실질적 위상은 어쩌면 위 수치 이상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2023년 4월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표본조사한 결과, 참여자들은 가장 오랫동안 사용하는 앱으로 단연 유튜브를 꼽았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은 월평균 무려 971억 분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였다.3) 한국인이 많이 사용하는 또 다른 대표 앱인 카카오톡의 이용 시간이 월평균 약 347억 분으로 2위였고 네이버가 226억 분으로 3위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최근 유튜브의 위상은 정말 압도적이라 할 수 있다. 

 

더욱 놀라운 점은 SNS 이용 양상은 연령에 따라 사용 비율이 달라지는 것이 일반적인 데 반해 유튜브는 세대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극도로 몰입하는 매체라는 것이다. 나스미디어가 국내 인터넷 이용자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유튜브의 사용률은 10대(94.8%), 20대(96.3%), 30대(91.4%)는 물론, 40대(87.6%)와 50대(89.5%)에 이르기까지 고르게 대중성을 보이고 있었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유튜브를 통한 뉴스의 소비 또한 실제로는 <디지털 뉴스 리포트>에 발표된 44% 이상일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설문조사에서 정확히 어떤 문항이 사용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뉴스라는 공식화된 용어 대신 ‘새로운 정보를 접하기 위해 어떠한 매체를 사용하는가?’ 등 좀 더 캐주얼한 질문이 주어졌다면 아마도 더욱 높은 비율이 나타나지 않았을까 유추할 수도 있다. 더불어 개인이 뉴스를 소비하기 위해 최초로 접속하는 플랫폼이 포털이라 하더라도, 개별 포털에 입장한 이후 적지 않은 뉴스가 유튜브로 직접 연결되는 트렌드도 감안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럴 경우 대중의 뉴스 소비에 있어 유튜브가 차지하는 비중은 실제로는 더욱 높아질 개연성도 존재한다. 다수의 언론은 현재 대중의 뉴스 소비에서 이미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유튜브가 향후 큰 영향력을 가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양선희, 2020). 

 

이러한 현실, 즉 대중이 유튜브를 이용하는 시간이 압도적이며 심지어 유튜브가 뉴스 제공에서도 지배적 역할을 하는 환경을 인정한다면, 다음 이슈가 반드시 논의돼야 하는 시점이라 믿는다. “유튜브가 대세인 시대, 언론과 언론사는 도대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것이다. 우리의 전통적인 언론은, 예전 포털의 광풍이 불었을 시점에서 차별성 및 가치 우위 등을 주로 주장하며 사실상 효과적인 관계 설정에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낸 바 있다(최승영, 2023). 물론 주요 포털은 매우 빠른 시간 내 전체 언론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등극했지만 말이다(최승영, 2023). 이제 또다시 찾아온 중요한 매체 변혁기에 즈음해, 전통적인 의미로서의 언론 및 언론사는 과연 어떠한 방향성을 가져야 할 것인가. 이미 상수로 정해진 유튜브 플랫폼에서 언론과 언론사가 생존을 위해 고려해야 할 실질적 사항들에 대해 몇 가지 제언해본다.



 

유튜브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언론사가 더 이상 유튜브를 ‘적’으로 대해선 안 되는 시대가 되었다. 

 



기성 언론의 대체재 

막강한 영향력의 유튜브

 

유튜브의 영향력을 누구나 아주 쉽게 인정하는 시대다. 일반인에게나, 언론인에게나 시원한 대답을 듣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다. 한국 사람들이 가장 오래 머물고 사용하는 앱이며 월평균 무려 4,600만 명 이상이 사용한다는 수치 앞에 유튜브의 영향력을 무시할 논리는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청난 영향력에 대해서 사회 구성원 모두가 시원하게 인정함에도 불구하고, 언론과 유튜브 관련 논의에서 자주 다루는 이슈 중 하나는 여전히 ‘유튜브는 과연 언론인가?’에 그치고 있다. 제목을 통해 드러나는 기성 언론의 속내는 어쩌면 ‘우리가 유튜브를 구태여 언론이라고 불러줘야 하나?’일 수도 있겠다. 

 

언론이나 저널리즘의 학문적·공식적 정의야 틀림없이 존재하겠지만, 개념을 쉽게 풀어 ‘매체를 통하여 어떤 사실을 밝혀 알리거나 어떤 문제에 대하여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을 가리키는 일반용어(한국민족문화대백과)’ 혹은 ‘사람들이 새로운 뉴스를 접하려고 찾는 대상’을 언론(言論)이라고 정의한다면, 유튜브는 우리의 인정과는 상관없이 이미 명확히 언론임에 틀림이 없다. 

 

유튜브가 언론인가에 대한 논의는 너무나 다양하게 이뤄져 왔고 지금도 뜨겁게 논쟁 중이지만, 일부 수치만 살펴봐도 더 이상의 갑론을박이 의미가 있을지 생각하게 한다. 지난 2020년 시사주간지 시사IN에서 실시한 언론 관련 설문에서 가장 신뢰하는 언론 매체는 무엇인가에 대한 응답 1위는 유튜브였다(최승영, 2020). 물론 이후 매년 실시하는 설문에서 유튜브에 대한 신뢰도는 등락을 기록하긴 했지만, 다수 응답자가 유튜브를 언론이라는 범주에 명확히 포함시키는 원칙은 변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최승영, 2022). 사람들이 뉴스를 소비하는 행위, 즉 언론을 접하는 행위가 어느 정도의 제로섬 게임이라면 언론, 특히 기성 언론에 있어 그 대체재 역할을 할 수 있는 유튜브의 존재는 분명하고도 명확한 위협이다. 사실 유튜브의 영향력이 매우 ‘실질적인’ 이유는 대중의 절대적인 시간을 현존하는 그 어떤 매체보다 온전히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양선희, 2020). 앞서 언급했던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설문(2023년)에 의하면, 2023년 상반기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앱은 카카오톡이었으며(월평균 4,800만 명) 유튜브는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4,608만 명). 

 

하지만 실제 사용자들이 얼마나 오래 머무는가에 대한 수치를 살펴보면, 1위 유튜브는 2위 네이버의 무려 3배에 육박하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월평균 유튜브 971억 분, 카카오톡 347억 분, 인스타그램 147억 분). 이 같은 대중의 극단적 유튜브 몰입 경향은 기존 언론에게는 애써 생산한 뉴스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는 물리적 기회조차 원천적으로 박탈당하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대중이 유튜브에 머무는 시간의 증가는 세계의 다양한 주체들이 유튜브에 새롭게 쌓아놓는 방대한 콘텐츠의 양과도 정확하게 비례한다. 유튜브에는 분당 무려 400시간이 넘는 영상 콘텐츠가 세계 각지에서 끊임없이 업로드되고 있으며, 전 세계 이용자는 불과 하루 동안 10억 시간 분량의 영상 콘텐츠를 시청할 정도다(이도연·김동윤·김헌, 2022). 당연하겠지만, 이 같은 콘텐츠의 풍요로움과 다양성은 기존 언론사들의 소중한 뉴스 콘텐츠가 대중에게 전달되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방해할 수 있다.

 

상당히 안타깝지만, 현재 유튜브는 ‘유튜브는 과연 언론인가?’라는 논의와는 전혀 상관없이 이미 다양한 형태로 언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유현재·최혜원·전예솔, 2022). 개별 뉴스 콘텐츠의 수준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겠지만 상당수 대중에게는 이미 기성 언론의 대체적 존재가 되었을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다(이도연·김동윤·김헌, 2022). 언론사4)의 전략은 유튜브의 능력과 영향력을 그대로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믿는다.


명분·규범에서 벗어나 전략적·계산적으로 접근할 것

 

대세인 유튜브와의 관계를 설정하며 생존법을 모색할 때 언론사가 피해야 하는 또 하나의 접근은 주어진 현실을 직시하기보다 명분이나 가치를 적용하며 상황을 이해하려는 자세다. 명분이나 가치, 규범 등을 근거로 주어진 환경을 조망하려는 경향은 보통 다음의 두 가지 방식으로 발현된다. 유튜브를 언론의 경쟁자로 생각하거나, 혹은 한술 더 떠 적으로 설정하는 구도다. 정확하게 유튜브를 대상으로 발언한 것은 아니었지만, 지난 2022년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에서 이성규 미디어스피어 대표는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언론과 포털의 관계에 대해 주장했던 이 메시지는 현재 유튜브와의 관계를 논의해야 하는 언론사에게도 매우 유용해 보인다.

 

“포털을 상대로 ‘적’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포털을 적으로 생각하는 순간, 포털을 영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전략이 여러분의 머릿속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규범적 단어들을 내려놓고 훨씬 더 영리하게 포털과의 협상과 관계들을 설정해 나갈 때, 탈포털 전략이 성공적인 방식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이성규 미디어스피어 대표, 2022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

 

일단 ‘적’은 궁극적으로 <오징어 게임> 스타일의 극단적 대결을 전제로 한다. 적으로 정한 누군가와의 대결에서 상대가 대중의 사랑이나 호응을 받는 일이 벌어지면, 자동으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무언가는 일정한 제한을 받거나 쪼그라드는 구조가 된다. 주요 포털에 의해 언론이 이전의 영향력과 지배력을 현저하게 상실한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이성규, 2022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 대부분의 언론이 네이버 등 지배적 포털에서 좋은 자리를 배정받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다했으며, 최대한 자신들의 콘텐츠가 대중에게 빈번하게 전달되는 알고리즘을 희망하며 온전히 포털에 종속되는 구도를 받아들이는 상황도 벌어진 것이다(최승영, 2023). 전통적 언론이 기존에 누리고 소유했던 경쟁력과 지배력 그리고 영향력은 다양한 차원에서 제한되었으며, 이 같은 결과에 대한 주요 변수로 포털이 지목되며 마치 포털을 축출의 대상인 양 진행한 논의도 없지 않았다(이성규, 2022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 포털을 적이라는 개념으로 전제한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성규 대표가 언급한 ‘규범적’이란 용어에 주목해야 한다고 판단된다. ‘언론은 자고로 이러해야 하는데, 포털 때문에 여의치가 않다’ 등 당위나 가치 판단에 근거하여 상황을 바라보는 방식으로는 언론과 포털의 관계에 진전은 있을 수 없다는 뜻으로 들려온다. 

 

포털이 언론에 미치는 영향력과 위협 요소는 그대로인데, 2023년 현재 시점에서는 또 하나의 복병인 유튜브가 더해진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언론사가 처한 다양한 측면의 위기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 됐다(최승영, 2023). 하지만 전통적인 언론의 기능과 역할을 버전업시킬 수 있는 창의적이며 현실적인 해결책이 제안되기보다는, 이전 포털에 대해 언론이 위협을 경험하며 내놓던 레토릭이 반복되는 느낌도 없지 않은 듯하다. 특히 유튜브를 놓고 언론이 마치 경쟁하는 존재인 것으로 상정하며 기성 언론이 생산해야 하는 질 높은 콘텐츠만 강조하는 접근이 과연 유튜브에 머물고 있는 대중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을지 철저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사항은 경계하고 엄격한 팩트체크에 의해 보도를 구성하는 것은 기성 언론이 유튜브와는 다르게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원칙이나 자존심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어쩌면 명분이나 규범보다는 매우 실제적이며 전략적인 생존의 원칙일 수도 있다. <오징어 게임>의 명대사 중 하나인 “우리 이러다 다 죽어~”는 마치 최근 수많은 유튜브 뉴스 콘텐츠들과 자웅을 겨루고 있는 우리의 언론에게 던져야 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대중에게 언론으로 구분돼 유튜버들과 차별되는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단 유튜브에서 마구잡이로 유통되는 내용을 정보원으로 삼아 단순 가공 후 기사화하는 관행은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 이러한 관행은 코로나19 시기에는 더욱 심각한 양상을 보였으며, 엔데믹 시기에도 여전히 상당수의 언론에 등장하는 그러한 관행들은 반드시 지양돼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일부 기자들에게 “유튜브와 SNS가 출입처인가요, 기자님?”이라고 댓글로 묻는 모습은 언론의 미래를 암담하게 만드는 살풍경임에 분명하다. 이 같은 관행은 궁극적으로는 사람들로 하여금 언론과 유튜브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허물게 만든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인터넷이며 유튜브고, 어디부터가 지상파와 기존 언론이 포함된 언론일까에 대한 회의감을 강화한다는 뜻이다. 구분이 모호해질수록 승산은 당연히 유튜브 쪽으로 기울 것이며 기성 언론은 하향 평준화되어 대중의 선택은 더욱 요원해질 것이다. 유튜브의 문법으로 승부하는 상황에서 말초적 재미를 추구하는 콘텐츠에 버틸 수 있는 언론사는 없다. 매우 역설적이긴 하지만, 어떻게 하면 유튜브와 전략적으로 멀어질 것인가, 유튜브의 장점과 거리가 있는 방향에서 어떠한 경쟁력으로 대중에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명분이나 당위의 정당성, 가치는 꼭 지켜야 하겠지만 동시에 유튜브가 개입된 언론의 위기에서 모든 결정은 전략적이고 계산적이어야만 한다.


독자나 시청자가 아닌 ‘소비자’라고 생각할 것

 

언론의 기본은 독점이었다. 언론의 힘과 영향력은 일정 부분 독점에서 나왔다는 뜻이다. 정식으로 언론사를 만들어 언론사가 하는 공식적 행위를 우리는 통상적으로 언론이라고 불러왔다. 하지만 이제 현실적인 의미에서의 독점은 사라졌다는 편이 맞지 않을까. 현재 ‘유튜브 언론’이라 불리는 주체들 가운데에는 물론 언론사로 등록된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등록되지 않은 곳이라고 해서 딱히 활동에 제약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독점이 붕괴됐다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그동안 언론의 객체가 되어왔던 독자 혹은 시청자 환경이 마침내 ‘소비자’ 시장으로 전격 변화했음을 의미한다. 물론, 예상치 못했던 소비자 시장의 급격한 탄생에서 가장 주요한 외생변수는 유튜브였다. 언론의 독점적 지위가 붕괴된 이 사건은 사람들이 언론에 대해 일반적으로 갖고 있던 개념이나 사고방식에 큰 변화가 일어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앞서 언급한 바 있지만, 이제 다수의 사회 구성원은 언론이라는 영역에 있어 과거의 그것과 같은 폐쇄성을 용납하지 않는다(유용민, 2019). 이는 시사IN에서 수행했던 설문에서 가장 신뢰하는 언론은 어디인가 등 언론에 대한 문항에 거침없이 ‘유튜브!’라고 응답하는 사건에서 이미 발견된 사실이었다(최승영, 2020). 이 대답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겠지만, 최근 대중이 언론에 대해 가진 정의가 기존의 경직된 그것보다 개방됐음을 의미하는 증거라고 본다. 새로운 뉴스를 전달해준다는 최소한의 요건만 충족하면, 그것이 비록 등록 등 공식적 과정을 거쳐 언론사로 불리지는 않더라도 언론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더불어 이제 대중은 예전 ‘언론’을 통해 충족하던 다양한 욕구들을 유튜브를 통해 전달되는 뉴스 콘텐츠로 충분히 해소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진다.

 

이 같은 일련의 변화는 정보의 유통과 뉴스 콘텐츠의 공급 및 전달이라는 측면에서 이제 소비자 그룹이 명확히 존재하는 상황으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다(이선민, 2022). 언론에게는 난감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이젠 개별 언론사 등 콘텐츠의 주체들이 소비자(consumer)의 선택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 시장이 형성됐다는 뜻이다. 이 같은 구도는 언론사가 소비자를 치밀하게 연구하여 만족시켜야 하는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어떻게 하면 특정 뉴스 콘텐츠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지에 대해, 이제 언론은 거의 일반 기업에 준하는 정교함으로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뜻이다.

 

특정한 서비스나 재화 등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그룹을 일반적으로 소비자라 부른다. 다수의 일반 기업은 생산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거나 사용해주는 사람들을 그렇게 칭한다. 기업이 불특정 다수의 일부를 자신들의 소비자라고 설정하는 순간, 그들은 필사적인 노력을 다해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으려 한다. 유튜브라는 중요한 외부 요인에 의해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되긴 했지만, 어쨌든 언론사에게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극단의 경쟁 상황이 명확히 주어졌다. 모든 기업이 그러하듯 언론 또한 그들이 제공하는 콘텐츠를 선택해주는 소비자들에 대해서는 극도의 노력을 다해야만 한다. 언론 전체, 혹은 개별 언론사들은 이제 저마다 소비자라고 부를 수 있는 까칠한 상대를 놓고 생존경쟁을 벌이는 환경을 맞게 됐다. 소비자의 가장 강력한 특권은 다름 아닌 외면할 권리임을 인지하며, 일반 기업이 소비자를 발굴·개발·설득·유지하는 일련의 과정을 언론도 충실하게 실행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믿는다.


언론사 생존 위해 PR과 소통은 필수적

 

최근 유튜브의 지배적 지위가 만들어낸 일련의 상황은 전통적 차원의 언론이 과거에 비해 효용 가치를 잃은 환경으로 이어지며 언론의 위기로 불리고 있다(양선희, 2020). 언론이라는 존재의 효용과 가치에 대해 대중이 느끼는 감정과 수위는 전에 없던 변화를 겪고 있으며, 사회의 중요한 재화이자 서비스인 언론에 대한 니즈는 예전에 비해 상당한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가장 중요한 증거로 언론이 가장 핵심적으로 보유해야 한다고 전통적으로 믿어온 중립이라는 가치는 이제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지 않거나 심지어 회의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이는 대중도 존재한다.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유튜브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뉴스 콘텐츠들 가운데는 아예 처음부터 중립과는 거리가 먼 콘텐츠들이 적지 않다. 유튜브 내에서는 한쪽에 치우친 극단성을 비즈니스 모델로 하며 생존하는 경우가 더욱 빈번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이 같은 환경에서 언론과 저널리즘 전체의 위기를 논하는 작업도 너무나 중요하지만, 동시에 개별 언론사의 위기와 생존전략을 모색하는 것 또한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언론 전체가 전통적으로 지켜온 저널리즘의 가치는 최대한 지키면서도, 유튜브라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맞아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지 전략을 논하는 것이 의미 있으리란 뜻이다. 

 

극심한 경쟁 속에서 특정한 주체가 지속적인 경쟁력과 더불어 소비자를 확보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예를 들어, 마케팅 4P(Product, Place, Price, Promotion)를 통해 개별 언론사 각자가 적합한 마케팅 선택지를 전략적으로 파악해 비교우위를 점할 수도 있겠다. 일반 기업에서는 일상처럼 당연한 마케팅이 각 언론사에 전격적으로 도입돼야 하는 것은 결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어떠한 언론사도 대중 모두에게 전적인 호응을 받을 수는 없으며, 정교한 타깃 선정을 통해 해당 언론사를 지속적으로 찾는 충성 그룹(loyal customers)을 파악해 호의적 관계를 유지해야만 경쟁에서 버틸 수 있는 것이 작금의 상황이다.

 

 더불어, 역시 언론사들에게는 결코 일반적이지 않았던 홍보 기능과 브랜딩 노력이 너무나 필요한 순간이기도 하다. 단순히 특정한 프로그램이나 기획 기사, 개별 콘텐츠 등을 알리는 푸시(push) 일변도의 초보적 홍보가 아니라 말 그대로 릴레이션(relations), 즉 개별 언론사와 목표 타깃 간 원활한 관계를 중장기적으로 형성하는 풀(pull)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극심한 경쟁이 일상이 되고 특정 언론사의 콘텐츠가 대중에게 전달되기 위해 너무도 다양한 변수가 해결돼야 하는 현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개별 브랜드로서의 언론사 PR이 핵심적인 전략이다.

 

이번 KBS 수신료 분리 징수 사안은 정부의 기조 등 개별 변수가 주요한 역할을 한 것이 명백해 보이지만, 일정 부분 언론사의 지속적 PR 노력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시사점도 얻을 수 있는 사례가 아니었나 싶다. 수신료 분리 징수 결정을 전후로 KBS는 사태의 핵심 사안인 시청료 관련 정보는 물론 공영방송의 기본 역할과 소중한 가치, 그리고 제작되는 개별 프로그램의 공익성 등에 대해 전에 없던 홍보 활동을 전개했다. 일반 국민이 간과할 수 있는 측면들을 짚어주기도 했으며 지난 세월 KBS가 여타 언론사 혹은 미디어 기업이 수행할 수 없는 공공의 역할을 어떻게 수행해 왔는지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소통 노력을 펼친 것이다. 이는 KBS가 처한 상황을 타개하려는 목적으로 수행된 일종의 위기 커뮤니케이션(Risk Communication)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인지 입법예고 기간 국민참여입법센터 등에 분리 징수 반대에 대한 의견이 많이 접수되는 결과를 보이기도 하였다.5) 하지만 아쉬운 점은 평소 언론사의 방향성과 의미 등을 지속적으로 알리는 소통 활동을 왜 충분히 실행하지 않았을까에 대한 것이다. 콘텐츠와 플랫폼을 모두 보유한 미디어 그룹으로서 시청자 그룹을 정책 소비자로 받아들이며 제대로 된 소통을 수행하여 타깃과의 원활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가 적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장기적 PR 활동과 평소에 꾸준히 수행하는 위기관리, 위기 소통 등의 노력을 투자로 볼 것인가, 혹은 불필요한 비용으로 간주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 개별 언론사에게 필요한 순간으로 보인다. 단순 비용으로 생각하며 우선순위에서 누락시킬 수도 있고, 유튜브가 만든 경쟁 구도에서 현실을 직시하며 예전에 수행하지 않았던 강도 높은 소비자와의 관계 형성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결정을 할 수도 있겠다.이제 뉴스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주체의 규모 등 전통적인 언론사에 요구되던 특성들은 더 이상 정보 소비자들이 콘텐츠의 선택에서 고려하는 중요한 변수가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소비자에게 선택받는 뉴스 콘텐츠, 그리고 그것이 지속적이고 일상적으로 대중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을 위해서는 전에 없던 PR 전략과 수행이야말로 필수적이라고 판단된다. 익숙하지 않고 어울리지 않아 보여도, 생존을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다. 

 

 

 

 

 

1,2) 최진호·박영흠,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2 한국>, 한국언론진흥재단, 2022

3) 최은수, <韓도 이미 구글천하…유튜브에 월 평균 970억분 쓴다>, 뉴시스, 2023.7.26., https://newsis.com/view/?id=NISX20230726_0002390936

4) 본고에서 ‘언론사’는 크게 기성 언론 전체 및 개별 언론사를 모두 포함하는 의미로 사용함

5) 심지혜, , 뉴시스, 2023.6.28, https://newsis.com/view/?id=NISX20230628_0002355775

  • 필자 : 유현재
  • 소속 :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 직함 : 교수
  • 발행 : 2023-08-29
  • 조회수 : 421
  • 키워드 : 유튜브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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