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일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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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제에 대한 언론의 역할, 뉴스 유통 환경, 그리고 인공지능이 주요 주제

  • 저자 : 박아란
  • 발행일 : 2024-04-01

《신문과방송》의 커버스토리는 매호 주제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은 물론, 언론에 대한 따끔한 쓴소리를 담기도 했다. 지난 3년 동안 커버스토리에서 다뤘던 주제를 돌아보며 최근 우리 언론계의 주요 이슈와 논점은 무엇이었는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미디어 전문 월간지 《신문과방송》은 지난 60년 동안 언론이 가는 길을 함께 걸어왔다. 역사의 질곡을 언론이 기록하고 조명할 때 《신문과방송》은 그 곁에서 언론이 잘할 때는 칭찬하고 때로는 잘못을 꾸짖으며 묵묵히 함께했다. 

 

언론이 역사의 증인이라면 《신문과방송》은 ‘언론 역사’의 증인이다. 《신문과방송》이 그동안 다뤄온 풍부한 내용을 모두 조망하면 좋겠으나, 최신의 언론 이슈를 살펴보기 위해 이 글에서는 최근 3년간 《신문과방송》의 ‘커버스토리’로 다뤄진 주제와 기고문들을 되짚어 보며 한국 언론의 발자취를 돌아보고자 한다.


갈등보도·선거보도·재난보도서 언론의 기준 물어

 

《신문과방송》의 커버스토리는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데 집중해 왔다. 가령 2021년 9월호 커버스토리는 ‘언론은 갈등을 어떻게 다뤘나’라는 주제하에 언론을 통해 나타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정치 갈등을 집중 조명했다.1) 기고자들은 결과적으로 언론의 갈등 보도가 사회적 갈등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채 표면적 현상에 치우쳐서 갈등을 조장하거나 일부 집단에 낙인을 찍는다고 비판했다. 언론이 갈등을 키우기보다는 해결에 도움이 되는 중재자적 역할을 해야 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는 시리즈였다. 오랫동안 사회적 문제가 되어온 허위 정보와 관련해서도 언론의 역할을 강조했다. 최지향 이화여대 교수는 기성 언론이 때로는 허위 정보 확산에 기여했다면서 언론이 “허위 정보의 증폭자 역할을 한다면” 정말로 중요한 진실을 전달할 때 시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2)

 

선거·재난 보도의 부실함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제20대 대선 보도를 되돌아보면서 김춘식 교수는 경마 저널리즘 경향성이 더 두드러졌으며 후보와 그 가족들의 도덕적 추문 폭로가 선거 뉴스의 내용을 지배했다고 보았다.3) 세월호 사건 이후 재난보도준칙이 제정되면서 보도 방식이 전반적으로 개선됐으나, 이태원 참사 보도에서도 초기에 참혹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거나 머리띠를 한 남성을 원인 제공자로 지목하는 등의 섣부른 보도로 비판받았다.4) 올해 초에는 배우 이선균 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선정적 보도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5) 임영호 부산대 명예교수는 정규 언론 매체와 유튜브를 포함한 비언론 매체 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면서 ‘뉴스의 유튜브화’를 지적했다.6) 언론이 선정적이고 자극적 사건을 두드러지게 보도하고 메인 기사들은 “비아냥거림, 갈등 조장, 따옴표 인용 중계 방식의 제목” 등의 전형적 특징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잘못된 보도 관행을 지적하고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커버스토리는 지난 3년간 소재만 달리 한 채 반복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다시 중대한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 언론은 문제적 보도 관행을 버릴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기는 하지만 《신문과방송》의 애정 어린 질타 속에 잘못된 보도 관행이 개선되기를 희망한다.


포털·플랫폼 중심 뉴스 유통환경 짚어

 

커버스토리는 기사 생산 관행의 문제점뿐만 아니라 기사 유통환경에 대해서도 주목해 왔다. 20년 가까이 이어진 한국 언론사와 포털의 독특한 관계는 유튜브와 소셜미디어의 약진으로 인해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김위근 퍼블리시 최고연구책임자는 언론사가 ‘포스트 포털’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면서 우리 언론에게 마지막일 수 있는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진단했다.7) 포털의 개별 언론사와 뉴스 제휴 및 계약 해지 여부를 결정하는 위탁형 자율심의기구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이하 뉴스제평위)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유홍식 중앙대 교수는 뉴스제평위의 최대 성과는 기사형 광고와 어뷰징 기사를 대폭 감소시켰다는 점이라고 하면서도, 이해 상충과 효율성 측면에서는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8) 현재 활동 중단 상태인 뉴스제평위 재개를 위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해법 찾기에 더욱 사회적 관심과 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유튜브, 틱톡 등 해외플랫폼 사업자의 국내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서 국내 언론과 플랫폼 사업자 간의 얽힌 매듭을 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MZ세대 뉴스 이용 현황’이라는 대주제의 커버스토리도 젊은 이용자들의 뉴스 소비 행태를 파악하는 데 유용했다. 장윤재 서울여대 교수는 <언론수용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젊은이들이 기성 언론을 전통적 방식으로는 소비하지 않으나, 다른 경로로 뉴스를 접하고 있으며 공감 버튼을 누르거나 기사 공유 등 참여적 방식으로 뉴스를 소비한다고 진단했다.9) 뉴스 불신을 넘어서 ‘뉴스 회피’가 언론계의 걱정거리가 되고 있는 이 시대에 새로운 뉴스 소비 방식에 대한 언론계의 성찰과 대응이 시급해 보인다.


2023년의 화두는 단연코 인공지능

 

2023년부터 커버스토리가 주목한 대상은 단연코 인공지능이다. 챗GPT의 놀라운 등장을 필두로 다양한 사회적 이슈가 발생했다. 인공지능과 관련된 첫 번째 이슈는 인공지능 학습에 사용된 뉴스에 대한 저작권 논쟁이다.10) 인공지능이 웹 크롤링을 통해 학습용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에 대해 상반된 두 개의 입장이 있다. 수집된 데이터가 저작물이라면 저작권을 보호하고 이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게 하자는 입장과 인공지능을 비롯한 데이터 산업 발전을 위해 저작권자 허락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공정이용 원칙(fair use doctrine)을 적용하거나 TDM(Text and Data Mining) 면책 규정을 도입해 이를 허용하자는 입장이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세계 각국의 언론사들은 인공지능 기술기업이 언론 기사를 학습데이터로 활용하는 것은 뉴스저작권 침해라고 비판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2,000여 개 언론사가 속해있는 뉴스미디어얼라이언스(NMA, News Media Alliance)도 생성형 AI 기업은 학습에 사용한 뉴스 콘텐츠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에서도 네이버와 언론사 및 언론단체 간에 뉴스 기사의 학습 데이터 활용과 관련한 갈등이 있다. 그러나 학습에 사용된 뉴스의 저작권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저작권료 지급 대상 언론사를 어디까지로 할 것인지, 사용료 산정기준은 어떻게 정할 것인지 등 많은 문제가 예상된다.

 

한국에서도 네이버와 언론사 및 언론단체 간에 뉴스 기사의 학습 데이터 활용과 관련된 갈등이 있다. 그러나 학습에 사용된 뉴스의 저작권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저작권료 지급 대상 언론사를 어디까지로 할 것인지, 사용료 산정기준은 어떻게 정할 것인지 등 많은 문제가 예상된다.

 

인공지능 관련 두 번째 이슈는 인공지능이 생성하는 콘텐츠에 관한 것이다.11)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정교하게 생성되는 이미지와 텍스트로 인해 허위 정보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 기술이 영상 제작 업계에서 널리 활용되면서 AI를 활용한 연기 복제를 통해 인간 배우가 대체되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 대본도 AI가 생성하면서 작가들의 생계도 위협받고 있다. 과연 어디까지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지, 활용한다면 결과물에는 어떻게 표시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등에 대한 윤리적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을 커버스토리를 통해 다뤘다.12) 이미 국내 언론사도 기사 작성에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하고 있기에 저널리즘 원칙에 입각한 AI 활용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

 

더 나은 언론 보도를 바라면서 최근 읽었던 일간지 오피니언 글귀를 공유하고자 한다.13) 국민일보 김지방 디지털뉴스센터장은 오피니언에서 “불편한 진실보다는 나중에 거짓이 되더라도 당장 속 시원한 사이다 같은 이야기”가 인기를 끄는 현실에 대해 “나와 같은 기성 언론인의 책임이 가장 크다. 사실을 엄정하게 취재하고 객관적으로 보도하며 공정하게 논평한다는 저널리즘의 가장 기본적인 책임을 소홀히 여겼다”고 털어놓았다. 진정한 언론인이라면 잠깐 조회수를 올릴 수 있는 쉬운 길보다는 울퉁불퉁 가시밭길이라도 정도(正道)를 걸어야 함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또한 인공지능 시대에는 인간이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사는 것이 바람직한지 고민하게 만드는 철학과 윤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이 오피니언은 강조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미디어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는 이 시대에 우리 언론은 어떤 길을 가게 될 것인가. 그 길이 험난할지라도 진실 확인, 객관성, 독립성 등 기본 원칙이 지켜지는 바른 길이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신문과방송》이 언론의 여정을 함께 하면서 언론의 가는 길을 기록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를 기대해 본다. 

 

 

 

 

 

 

 

1) 양승훈, <세대 갈등 부각 속에 생략되는 ‘진짜 문제’>, 《신문과방송》 2021년 9월호 

    김수아, <갈등 키우는 온라인 커뮤니티 중계 보도>, 《신문과방송》 2021년 9월호

    안수찬, <선악 대결 선동하는 언론>, 《신문과방송》 2021년 9월호

2) 최지향, <허위 정보 생태계 속 보도 윤리 확립 필요>, 《신문과방송》 2022년 2월호

3) 김춘식, <편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대선 보도>, 《신문과방송》 2022년 5월호

4) 김영욱, <참사 보도에 대한 학습 능력 보여줬지만 사회적 애도 기여는 아직 부족>, 《신문과방송》 2023년 1월호

5) 서수민, <언론은 쓰지 않고, 독자는 보지 않을 권리가 있다>, 《신문과방송》 2024년 3월호

    전범수, <열린 인터넷 공간과 닫힌 콘텐츠 제작 윤리>, 《신문과방송》 2024년 3월호

6) 임영호, <언론인의 왜곡된 위기의식 드러낸 고(故) 이선균 씨 관련 보도와 뉴스의 ‘유튜브화’>, 《신문과방송》 2024년 3월호

7) 김위근, <웹 3.0 도래… ‘포스트 포털 시대’ 대비해야>, 《신문과방송》 2022년 3월호

8) 유홍식, <언론과 뉴스제휴평가위원회 공생 관계 맞지만 개선은 필요해>, 《신문과방송》 2022년 3월호

9) 장윤재, <2030세대 뉴스 이용률이 알려주는 것과 알려주지 않는 것>, 《신문과방송》 2022년 8월호

10) 이대희, <AI 시대 뉴스 저작권 쟁점과 저작권자의 과제>, 《신문과방송》 2023년 6월호 

     정진근, <인공지능 시대의 새로운 해결 과제 학술적·실무적 논의 필요>, 《신문과방송》 2023년 7월호

     양진영, <AI 산업 발전 vs 저작권 보호 세계 언론계의 공통된 고민>, 《신문과방송》 2023년 7월호

11) 류현정, <창작자·소비자 모두에게 실존 문제로 다가온 AI>, 《신문과방송》 2023년 8월호

12) 강미혜, <저널리즘 원칙 반영해 통합적·구체적·확장적으로 설계해야>, 《신문과방송》 2023년 8월호

13) 김지방, <[여의춘추]인공지능이 던진 질문>, 국민일보, 2024.3.15,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10396442&code=11171212&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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