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일2024-04-09
뉴스룸 생존 위한 필수전략 내부 공감대·외부 협력으로  성장 기회 삼아야

뉴스룸 생존 위한 필수전략 내부 공감대·외부 협력으로 성장 기회 삼아야

  • 저자 : 김지선
  • 발행일 : 2024-04-09

챗GPT를 필두로 인공지능(AI)의 확산이 본격화하면서 미디어 업계의 AI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높은 관심에 비해 도입은 더디다. AI가 인터넷과 모바일 혁명 때처럼 미디어 산업 전반을 바꿀지, 아니면 유행으로 끝날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그럼에도 미디어 현장에선 AI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변화의 선봉장으로 나선 이들이 있다. 편집자 주

 

《신문과방송》은 김정환 국립부경대 휴먼ICT융합전공 교수, 김현지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사업전략팀장, 박종문 영남일보 디지털사업부 전문위원을 초청해 언론계의 AI 활용 현황과 전망 등을 논의했다. 대담은 지난 3월 12일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했다. 김지선 전자신문 기자가 사회를 맡아 대담을 진행했다.

 

 


 

김지선 세계 주요 미디어가 생성형 AI를 앞다퉈 도입한다. 국내도 최근 몇몇 언론사를 중심으로 생성형 AI를 도입 중이다. 실제 국내 언론사에서 생성형 AI 도입·활용 정도는 어느 정도인가.

 

김정환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여름(2023년 4월~2023년 8월) 국내 언론사를 대상으로 생성형 AI 활용 현황을 조사했다. 응답에 참여한 4,250개 언론사 중 생성형 AI 활용 경험이 있는 언론사는 65개(1.5%)에 불과했다.

언론사 규모가 클수록 활용 경험이 높았다. 아이러니하게 인터넷 언론의 활용 경험 응답은 주요 일간지보다 적었지만, 도입한 곳의 활용도는 높았다. 생성형 AI 도입에 많은 자원이 투입될 것이라 여기지만 거창한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다. 무료로 공개된 챗GPT 활용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실제 언론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생성형 AI 도구는 챗GPT로 나타났다. 인터넷 언론도 챗GPT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전히 대다수 언론사는 생성형 AI 도입 의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표절 및 저작권 침해 문제(33.5%)’, ‘결과의 진위 여부 검증 어려움(31.8%)’, ‘활용법의 어려움(28.4%)’, ‘별도의 이용 비용 소요(25.2%)’, ‘초기 단계로 서비스 불완전성(11.5%)’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생성형 AI를 이미 사용하고 있음에도 AI 관련 가이드라인이나 인력, 예산은 전혀 없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현재 AI를 도입한 언론사 대부분도 결국 의지를 가진 일부 직원에 의해 움직이는 분위기다.

 

김지선 왜 언론사는 생성형 AI 도입을 망설이거나 적극 지원하지 않는 것일까.

 

김정환 막연한 두려움이 있어 보인다. AI가 기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냐는 심리적 저항감도 있다. 정부가 AI 관련 교육이나 예산 등을 지원하면 언론사의 두려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두려움과 장벽을 없애기 위해 많은 시도가 필요하다. 성공 경험도 중요하지만 실패 경험도 큰 자산이다. 다양한 사례가 등장하면 자연스레 언론사 내 AI 도입 여론도 형성될 것이다. 

 

생성형 AI 도입에 앞장선 동아일보와 영남일보

 

김지선 동아일보와 영남일보는 발 빠르게 생성형 AI를 도입했다. 서비스 특징과 기획 배경 등을 소개한다면.

 

김현지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는 동아비즈니스리뷰(DBR) 기사 데이터를 학습한 AI 챗봇 애스크비즈(AskBiz)를 개발 완료하고 지난 2월 15일 DBR 홈페이지에서 오픈베타 서비스를 개시했다. 애스크비즈는 국내 언론사로서는 처음 선보이는 생성형 AI 챗봇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3년 디지털 미디어 서비스 개발 지원사업’에 선정돼 개발비 1억 원을 지원받았다. 챗봇 개발은 빅스터에서 진행했다.

애스크비즈는 DBR 기사와 박영사의 경영학, 경제학 교재 11종을 학습해 경영, 경제 관련 질문에 전문적으로 답변하는 챗봇으로 개발됐다. 이 점이 일반적 질문에 일반적 답변을 하는 시중 챗봇들과의 차별화 포인트다.

이용자는 애스크비즈가 내놓은 답변 내용을 ‘연관 기사 링크’에서 확인해 답변이 할루시네이션(환각)에 따른 가짜 정보인지 확인할 수 있다. 정보의 출처를 명확히 제시한다는 점 역시 시중 챗봇과 차별화된 부분이다.

DBR의 좋은 콘텐츠가 많이 활용되길 바라는 취지에서 애스크비즈를 기획했다. DBR 양질의 기사와 콘텐츠를 계속 쌓아두기만 해선 안 된다는 판단이 컸다. 좋은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했다. 생성 AI가 등장한 후 정보를 전달·습득하는 방식이 과거 키워드 검색에서 챗봇 검색으로 바뀌는 중이다. 이 트렌드에 발맞춰 DBR의 좋은 데이터도 챗봇으로 전달해 보자는 뜻에서 시작됐다.

 

박종문 영남일보 ‘AI 이미지 생성 솔루션’은 텍스트를 입력하면 원하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서비스(Text to Image)다. 사진풍, 실사풍, 웹툰풍, 스케치풍 등 다양한 이미지를 생성한다. 기존 상용 AI 이미지 생성 서비스와는 다르게 기사에 맞는 이미지를 생성한다. 대구 경북의 지역 특색을 살릴 수 있는 이미지를 생성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AI 서비스를 구상하기 전 영남일보는 20~30대 젊은 구독층을 유입시키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었다. 특히 웹독자(모바일)를 늘리기 위해서는 20~30대 연령층의 주목을 받아야 했다. 이들은 텍스트(글)보다 영상(이미지)에 더 익숙한 세대다. 이미지가 없는 기사에 필요한 이미지를 생성한다면 이들 세대를 유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런 배경 아래 텍스트를 넣으면 관련 이미지가 자동 생성되는 사업 계획을 마련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3년 디지털 미디어 서비스 개발 지원사업’에 선정돼 지원받았다. 

지역 IT 업체인 멜라카와 6개월 동안 시스템을 개발했다. 대구·경북에 맞는 화풍과 지역, 고유한 지명, 건물을 학습하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분류·라벨링하는 작업에 인력이 많이 소요된 힘든 작업이었다. 하지만 개발사 멜라카 측과 적극 소통하고 협업해 효율적인 작업 체계를 만들고 관리해 과업을 완수할 수 있었다.


김지선 서비스 출시 후 주변 반응은 어땠나?


김현지 두 가지로 나뉘었다. 챗GPT보다 답변이 부실하다는 의견과 도전을 응원하는 목소리로 양분됐다. 회사 후배들의 격려가 인상 깊었다. 다들 디지털 서비스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애스크비즈의 완성도 여부를 떠나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응원과 격려가 많았다.

 

박종문 서비스 개발 전부터 사장, 국실장, 편집국을 대상으로 사내 설명회를 가졌다. 중간 보고회와 최종 보고회 등 개발 단계별로 상황을 공유했다. 사내에선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이 천문학적 투자를 바탕으로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상황에서 과연 얼마나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개발 후에는 국내 언론 가운데 최초로 AI 이미지 솔루션을 개발했다는 자부심도 생겼다. 아직 사내용 서비스로 활용도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새로운 도전에 대한 내외부 평가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

 

 

박종문 영남일보 디지털사업부 전문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상품성 입증하는 것이 과제

 

김지선 향후 서비스 고도화 계획이나 목표가 있나?

 

박종문 수익화가 목표다. 이를 위해 올 상반기에 AI 이미지를 구독할 수 있는 웹페이지를 신설하려 한다. 영문 웹사이트를 만들어 지역을 벗어나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기존 ‘Text to Image’ 기능에 ‘Image to Image’ 기능을 추가하는 등 고도화 작업도 준비 중이다.


김현지 경영진은 AI에 관심 있지만 적극적이진 않다. 디지털 서비스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AI 서비스 개발을 주도한 이들이 경영진을 설득해야 한다. 우리도 역시 애스크비즈가 상품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회사도 추가 투자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올해 유료 구독 모델과 챗봇 광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해 상품성을 입증하려 한다.


김지선 AI 서비스로 수익 모델을 만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언론사에서 어떤 자세를 갖는 것이 좋을까.

 

김정환 미디어 기업은 공익적 가치와 수익을 함께 추구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기업에 비해 어려움이 많다. AI 서비스의 경우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외에 AI 서비스로 수익을 내는 기업은 거의 없다. 수익 모델 만들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언론사에서 AI 서비스를 도입할 때 목적 설정(세팅)이 중요하다. AI로 기자의 생산성을 높일지, 아니면 독자 만족도를 높이는 데 활용할지를 우선 고민해야 한다. 목적을 명확히 해야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만들지도 나온다.

 

김지선 AI 서비스로 인해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정환 AI 시대에 언론인의 가치는 더 올라갈 것이다. AI 기술이 점차 고도화되면서 어려운 것이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것이다. 언론인은 정보원을 직접 만나거나 소스를 발굴하고 진짜를 구분하는 등 AI 서비스가 하지 못하는 부분을 해낸다. 이는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다.

오히려 언론이 AI를 활용하면 다양한 이점이 있다. 챗봇 서비스를 활용해 기사 접점을 넓힐 수 있고 정보 소스를 발굴하는 것도 AI를 활용할 부분이 많다. 특히 글로벌 진출 여지가 커진다. 삼성, LG 등 해외에서 한국에 관심 있는 키워드 관련한 소식은 AI 번역기를 활용해 해외로 내보낼 수 있다. 이제 로컬이 곧 글로벌이다. 결국 우리가 보유한 고유 자산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AI 서비스 등을 도입해 이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김정환 국립부경대 휴먼ICT융합전공 교수 Ⓒ한국언론진흥재단

 


AI, 미디어 지형 바꿀까?

 

김지선 AI가 단순 유행으로 끝이 날까, 아니면 과거 모바일 등장 때처럼 미디어 지형을 바꿀까.

 

박종문 지금 AI는 과거 1990년대 월드와이드웹 등장 때처럼 큰 변화의 시작을 의미한다. 특히 생성형 AI의 파워는 더 커질 것이다. 물론 당장 AI를 활용하지 않아도 큰 어려움은 없다. 그러나 AI로 사회 전반이 변하고 전환되는 등 지금과는 미디어 지평도 상당히 달라질 것이다. 지금은 큰 파도가 치기 직전이 아닐까. 막연하지만 AI가 과거 인터넷과 모바일 등장 때처럼 미디어 환경을 많이 바꿔놓을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AI가 대세가 되고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서면 언론사도 발 빠르게 대응할 것으로 본다. 


김현지 AI는 일시적 유행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사회 전방위적으로 AI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AI를 업무에 적용하면서 일하는 방식의 변화도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산업도 마찬가지다. 기사 제작과 유통 과정에서 상당한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문사는 아침 발제부터 취재, 데스킹, 편집, 조판, 인쇄까지 신문 발행을 위한 최적의 워크플로우(작업 흐름) 안에서 돌아가고 있지만 앞으로는 다른 종류의 워크플로우가 정착될 것이다. 이미 AI가 기사 작성부터 데스킹까지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단계에 왔다. 일부 회사는 초벌 기사 작성을 AI에게 맡기는 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기사의 유통도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며 기사 소비 방식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소비 방식의 변화는 기사 형식의 변화를 이끌 것이다. 유튜브가 새로운 정보전달 도구가 될지 누가 알았겠나.

지금은 AI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하드웨어가 고가라는 점이 AI 확산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더 질 좋은 하드웨어를 더 싸게 만들려는 AI 산업 밸류체인의 움직임도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전방위적 움직임을 볼 때 AI 기술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김지선 AI 도입에 관심 있거나 이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박종문 회사 내 기본적 진단이 필요하다. 그리고 AI 도입과 관련해 내부 소통과 오픈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특히 지역 언론의 경우 생태계가 붕괴되고 있다. 여러 어려움이 많지만 AI와 같은 신기술 도입이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러 가능성을 찾아보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길 바란다.

 

김현지 최근 AI 개발사 앤트로픽이 공개한 클로드3는 챗GPT4보다 성능이 좋다. 5년 차 기자가 작성한 수준의 기사를 쓸 수 있을 정도다. 빅테크 기업들의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갈 수 있겠느냐는 두려움이 근본적으로 있다. 그렇다고 이를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다. 최소한 이해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생존 방법이기도 하다.

회사 내부에서도 ‘AI 서비스가 되겠느냐’ ‘우리 영역이 아니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AI에 관심 갖지 않는다면 도태될 것이다. AI는 5년 내 어떤 분야에서든 디폴트(기본 탑재) 기술이 될 것이다. 키워드 검색이 기본이 됐듯 AI도 마찬가지다. 꼭 해야 하는 분야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김현지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사업전략팀장 Ⓒ한국언론진흥재단

 

 

김정환 지금부터 AI 시대를 준비하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게임이 될 것이다. AI를 통해 어떤 가치를 제공할지 세팅해야 한다. 

이제는 모든 독자를 만족시킬 필요가 없다. 세대별로 이용 행태가 다르다. 이용자를 일반화하지 말고 타깃 그룹에 대한 이해를 해야 한다. 데이터 볼륨이 커질수록 세부 분석이 가능하다.

AI도 마찬가지다. AI를 잘 활용할수록 다양한 분석과 예측이 가능하다. 독자적으로 기술 도입이 어렵다면 협력 체계를 구축하면 된다. AI 개발 업체 등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급변하는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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