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로 예상되는 연방 총선을 앞두고, 호주에서는 허위 정보와 거짓 정치광고 확산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1) 오해를 유발하거나 허위 정보를 담은 정치광고에 대한 규제 체계가 충분한지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법적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다.
호주에서는 상업광고의 경우, 소비자법에 따라 허위 또는 오해를 유발하는 내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정치광고에는 이를 적용할 법적 규제가 없다. 즉, 정당과 후보자, 선거 캠페인 단체들은 선거운동 기간 거짓되거나 오해를 유발하는 주장을 해도 법적 처벌을 받지 않는다. 결국, 정치광고에서 거짓말을 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무소속 후보 겨냥한 허위 정치광고, 규제 논의 촉발
2024년 빅토리아 주 완논(Wannon) 선거구에서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 알렉스 다이슨(Alex Dyson)의 사례는, 선거운동 기간 허위 정치광고를 강력하게 규제할 법적 보호 조치의 필요성에 대해 중요한 질문을 제기했다. 보수 성향 운동 단체인 어드밴스오스트레일리아(Advance Australia)는 디지털로 조작된 전단을 대대적으로 배포하며, 다이슨을 진보 성향이 강한 녹색당 후보인 것처럼 허위로 묘사했다.
해당 전단을 그가 ‘슈퍼맨’ 포즈를 취하며 셔츠를 찢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안에 녹색당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있는 것처럼 조작됐다. 이는 지난 선거에서 다이슨이 보수 성향의 자유-국민 연립당의 득표율을 4% 미만으로 떨어뜨린 이후, 그의 당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의도적인 왜곡 캠페인의 일환으로 여겨진다.2)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광고가 명백히 왜곡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법적으로 허용된다는 점이다.
호주에서 정치광고에 대한 규제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잘리 스테그올(Zali Steggall) 의원이 제안한 법안의 필요성은 이미 남호주(South Australia)와 호주 수도 특별구(이하 ACT, Australian Capital Territory)에서 시행되고 있는 유사한 규제를 기반으로 한다. 남호주는 1985년부터 정치광고를 규제하는 법률을 시행해 왔으며, ACT는 2020년에 유사한 법률을 도입했다.
남호주의 경우, 1985년 선거법(Electoral Act 1985 (SA)) 제113조(2)항에 따라 허위 및 오해를 유발하는 광고를 게시할 경우 처벌 조항을 적용한다. 개인에게는 최대 5,000호주달러(약 460만 원), 단체는 최대 2만 5,000호주달러(약 2,3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ACT에서도 2021년 7월 1일 정치광고 규제법이 도입됐으며, 1992년 선거법(Electoral Act 1992) 및 2020년 선거법 개정법(Electoral Amendment Act 2020)을 근거로 하고 있다. 광고 규제 위반 시, 개인에게는 8,000호주달러(약 730만 원), 단체에는 2만 5,000호주달러(약 3,7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허위 정치광고 규제법 도입 노력과 정치적 난관
일부 주(州)에서는 정치광고 규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연방 차원에서는 아직 허위 정치광고를 금지하는 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해, 호주 의회에 제출된 ‘정치광고 허위 정보 규제법안(Truth in Political Advertising Bill)’은 정치광고의 정확성을 보다 엄격하게 규제하는 것을 목표로, 무소속 하원의원인 잘리 스테그올이 발의했다.
이 법안은 선거운동에서 허위 또는 오해를 유발하는 주장이 고의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고, 유권자들이 허위 정보에 의해 조작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됐다. 기존의 상업광고에 적용되는 허위 광고 규제법(ACCC 소비자법)을 모델로 삼아,3) 호주 선거관리위원회(Australian Electoral Commission) 또는 별도의 감독 기관이 허위 정보에 대한 신고를 조사하고, 잘못된 정보를 정정하거나 철회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 법안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위반 시 처벌 조항을 도입하는 것이었으며, 이를 통해 정치 단체와 선거 캠페인 단체가 의도적으로 허위 정보를 퍼뜨릴 경우 책임지도록 할 계획이었다.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되었다면, 어드밴스오스트레일리아와 같은 단체는 허위 정치광고 전단을 철회하고 정정하도록 법적으로 강제됐을 것이다. 또한, 법안에 따르면 위반 시 최대 33만 호주달러(약 3억 원)4)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법안은 상당한 정치적 저항에 부딪히며 결국 철회됐다.
잘리 스테그올 의원은 2021년 10월 처음으로 이 법안을 발의했으며, 2023년 11월에 재발의했지만 두 번 모두 주요 정당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2022년, 노동당 정부는 2025년 차기 연방 선거를 앞두고 이 법안의 도입을 약속했으며, 야당 대표 피터 더튼(Peter Dutton)은 원칙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으나, 연방 의회의 공동상임선거문제위원회(Joint Standing Committee on Electoral Matters) 소속 야당 의원들은 해당 개혁에 반대하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반면, 크로스벤치(crossbench) 의원들은 법안 도입 지지 입장을 표명했으나, 2024년 결국 초당적 지지를 얻지 못한 채 법안은 철회됐다. 다가오는 연방 선거를 앞둔 현재까지도 호주의 정치광고는 여전히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허위 정치광고 규제, 사회적 지지 높아
비록 이러한 법안 도입에 대한 반대 의견도 존재하지만, 전반적인 사회 여론은 정치광고 규제 법안 도입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으며, 여러 시민 단체도 이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호주 비영리 연구 기관 디오스트리아인스티튜트(The Australia Institute)의 최근 설문조사5)에 따르면, 대부분의 응답자(87%)가 차기 선거 전에 해당 법안이 도입되는 것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반면, 반대는 4%, 유보적 입장은 9%에 불과했다. 무소속/기타 지지층의 찬성률(77%)이 주요 정당 후보 지지층 대비 상대적으로 낮지만, 전반적으로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모든 정당 지지층에서 허위 정치광고 규제 법안에 대한 강한 지지를 확인할 수 있다.

2024년, 이-푸이 응(Yee-Fui Ng) 모내시대학 부교수는 수잔 매키넌 재단(Susan McKinnon Foundation)의 지원을 받아 허위 정치광고 규제 법률의 운영 및 효과성에 대한 종합 연구를 수행했다. 총 34명의 주요 이해관계자(전현직 총리, 장관, 국회의원, 선거관리위원, 정당 대표와 시민단체 관계자 등)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된 이 보고서는 정치광고 규제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주요 권고 사항을 제시한다. 첫째, 정치광고 규제 법안은 ‘허위 및 오해를 유발하는 사실 진술’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의견(opinions)이나 예측(predictions)은 포함되지 않아야 한다. 또한, 모든 형태의 정치광고에 폭넓게 적용돼야 한다. 둘째, 법 시행을 지원하는 보완적 조치가 필요하며, 정치 관계자들의 법 인식과 준수율을 높이기 위해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 공공 정보 웹사이트 운영과 같은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법 집행을 위한 적절한 제재 및 강제 이행 수단(enforcement mechanisms and sanctions)이 포함돼야 한다. 넷째, 추가적인 개혁 방안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선거 홍보 및 정치광고에 이용되는 자료의 사용 규제를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권고 사항들은 정치광고의 신뢰성을 높이고 유권자들이 올바른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편, 잘리 스테그올 의원은 선거 운동에서 허위 정보를 방지하기 위해 자발적인 윤리적 정치광고 규약(EPAC, Ethical Political Advertising Code)’을 지난 2월 13일 발표했다.6) 이를 통해 후보자와 선거 캠페인 관계자들에게 정확하고 사실에 기반한 정치광고를 준수하도록 자발적 서약을 촉구했다. 이 광고 규약은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제시한다. 첫째, 정확성(Accurate):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기만적인 주장을 금지한다, 둘째, 정확하고 입증 가능함(Precise and Substantiated): 모든 주장은 사실에 기반하고 검증 가능해야 한다, 셋째, 신뢰성(Credible): 광고에 등장하는 추천(endorsement)이나 AI 생성 콘텐츠는 명확하게 표시해야 한다. 이 규약은 자율적인 윤리 기준을 설정함으로써 정치광고의 신뢰도를 높이고, 유권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향후 정치광고 규제 강화를 위한 중요한 초석이 될 수 있다. 다가오는 연방 선거에서 이러한 노력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1) Sarah Basford Canales, <‘Doing this to ourselves’: misinformation threat is local, Australian Electoral Commission warns>, The Guardian, 2025.1.31, https://www.theguardian.com/australia-news/2025/jan/31/doing-this-to-ourselves-misinformationthreat-is-local-australian-electoral-commission-warns
2) Yee-Fui Ng, <Misleading and false election ads are legal in Australia. We need national truth in political advertising laws>, The Conversation, 2025.2.7, https://theconversation.com/misleading-and-false-election-ads-are-legal-in-australia-we-neednational-truth-in-political-advertising-laws-249279
3) <False or misleading claims>, ACCC, https://www.accc.gov.au/consumers/advertising-and-promotions/false-or-misleadingclaims
4) Yee-Ful Ng(2024), <Truth in political advertising laws – design, operation, effectiveness and recommendations for reform>, Final Repot, Monash University
5) <Truth in political advertising laws>, Australia Institute, 2024.12.12, https://australiainstitute.org.au/post/truth-in-politicaladvertising-laws/?utm_source=chatgpt.com
6) <Zali Steggall launches ethical political advertising code>, AD News, 2025.2.13, https://www.adnews.com.au/news/zalisteggall-launches-ethical-political-advertising-code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