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이 아닌 정보(False Information), 잘못된 정보(Misinformation), 허위정보(Disinformation) 등 각종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가 범람하고, 쉽게, 일상적으로 남용되는 시대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민병욱)은 소셜 미디어와 디지털 미디어가 새로운 정보의 지형을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언론인들이 어떻게 온라인상의 조작된 허위정보에 속았고, 이를 증폭시켰는지를 분석한 번역서 『미디어는 어떻게 허위정보에 속았는가』 (원제 The Oxygen of Amplification_Better Practices for Reporting on Extremists, Antagonists, and Manipulators Online, 휘트니 필립스 저, 박상현 옮김)을 발간했다.
미국 시라큐스대 휘트니 필립스Whitney Phillips 조교수가 집필한 이 책은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 전후 일어났던 백인우월주의자들과 음모론, 인터넷 ‘트롤troll’들의 네트워크와 이를 보도하고 증폭시킨 언론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언론계 종사자, 연구자, 그리고 현대 뉴스 미디어를 잘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 50명을 인터뷰한 내용과 기자들과의 대화 등을 분석하여 정리했다.
<트롤링과 밈 문화, 저널리스트가 회고하는 2016년 미국 대선>이라는 제목의 1부에서는 2016년 미국 대선에서의 온라인 극우세력이 어떻게 여론과 뉴스 미디어를 조작하려 했는지 정리하여 보여준다.
2부 <기자가 거짓정보를 증폭시키는 모순: 저널리스트들은 어떤 측면에서 자신들이 거짓정보 유통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에서는 기자들이 결국 온라인상의 과격주의자들이나 정보 조작자들에게 이용당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보여준다. 취재 보도의 결과가 소셜 미디어를 타고 의도하지 않았던 거짓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상황에 놓이면서, 사실을 전달해야 할 기자들이 오히려 조작된 거짓정보를 대중에게 증폭시키는 ‘모순’을 다룬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조작하려는 의도를 가진 온라인상의 행위자들로부터 내러티브의 주도권을 지키면서, 동시에 핵심적인 진실을 전달하는 기자들의 능력을 극대화한 성공적인 사례를 제시한다. 보도 가치를 가늠하는 방법, 사실이 아닌 정보를 보도하는 방법, 집단적인 괴롭힘이나 조직적인 여론 조작 공격을 보도하는 방법 등에 대한 다양한 제안을 통해 저자는 ‘좋은’ 저널리즘이 지향해야 할 바를 정리해 보여준다.